The dragon's lair

A personal collection of verse

고풍

이제현


멀리 여행 떠나는 공자
안장이랑 말이랑 윤나기도 하여라
시름에 여윈 옥루 위의 여자
눈물 짓지 않으려 애써 참네
생각을 잊을 길 없어
푸드덕 날아 따라가려도 날개가 없네
차가운 쇠북 소리는 더디기도 하여라
동방은 언제나 밝아 오려나
겨울이 깊어 천지가 얼어붙으니
용과 뱀은 깊이 묻혀 잠을 자네
세상길은 번복도 많구나
군자는 곤궁을 참고 견딜 뿐
빈 창 앞엔 먼 멧부리 늘어섰고
흰 구름은 개인 하늘을 지난다
욕하건 말건 손을 영접하지 않고
거문고를 타며 나르는 기러기를 보낸다
산 속에 있는 친한 벗이
한 자 되는 흰 비단 편지 보내 왔네
신선을 배울 방법 있을 양이면
이 세상은 참으로 여관 집이라
초헌과 관복 사모하진 않지만
나무와 돌과는 함께 살 수 없구나
내 차라리 술을 마시며
사생을 자연에 맡김만 못하리
맑은 아침에 일 없는 것 즐거워
열흘이면 아흐레는 장막을 내린다
우연히 한길 나갔다 말을 세우고
분주히 내왕하는 무리 보나니
초초히 벼슬을 구하는 사람
호화로운 자제들일세
돌아와 누른 책 마주 대하여
한 번 웃고 또 스스로 유쾌해 한다
古風 李齊賢
公子遠行役鞍馬光翕赩憔悴玉樓女忍淚不敎滴念之不可忘奮飛無羽翼寒鍾鳴苦遲何時東方白三冬天地閉龍蛇蟄幽宮世道多反覆君子有固窮虛窓列遠岫白雲度晴空從嗔不迎客揮琴送飛鴻山中有故人貽我尺素書學仙若有契此世眞蘧廬軒裳非所慕木石難與居不如飮我酒死生任自如淸朝樂無事十日九下帷偶然出官道立馬看奔馳草草功名子紛紛豪俠兒歸來對黃卷一笑還自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