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양수
남을 대할 때는 신으로써 하고 하늘에 응할 때는 정성으로써 하라 착한 일 하고는 남이 알까 두려워하나니 음덕은 귀 우는 것 같다 보통 때는 어리석고 고루한 것 같지만 일에 당해야 진정을 보네 그러므로 군자는 분을 지키어 실상보다 지나는 이름 부끄러워 하느니라 슬프다 내 도를 들음이 얕아서 답답하게 이 평생 헛지내네 늦철에 거둘 것 없나니 마치 봄에 갈지 않은 농부 같아라 도가 다르매 세상의 미움 사고 뜻이 오활하매 남의 책망 받네 그저 거연히 육침되니 무슨 풍파 있을손가 한 치의 싹은 큰 재목을 덮고 온갖 채색은 흰 빛을 시기하네 어떻게 가죽같이 부드러우랴 돌처럼 굳센 것을 되려 웃는가 차라리 허물없이 잃을지언정 의 아니고 얻는 것 차마하랴 이 근심 감히 말할 수 없어 시로써 복새의 마음을 대신하노라 젊어서 공명을 사모하여 선을 하느라고 아침 저녁 잊었네 높은 뜻은 하늘에 달이었고 날랜 기운은 가마가 언덕을 달렸네 가슴 속에 간하는 글 간직해 두고 하나하나를 내어 편찬할 만하였네 어찌 알았으리 개미코만큼 이 빠진 것이 순구(보검명(寶劍名))에 결점될 줄이야 마침내 만장의 무지개로 하여금 움츠러들게 하여 한 치 길이로 만들었네 마음으로 유관됨이 그르친 줄 알았으니 때때로 슬피 탄식함을 어리 면하리 그러나 천지의 조화에 달렸으니 하늘 들음 마침내 멀지 않으리 지나간 때는 돌아올 수 없거니 좋은 시대 오는 것도 내가 힘써 될 것 아니네 누추한 골목에 깨끗한 때가 적어 장마 빗물에 시달림을 받네 놀러 나가는 안장을 닦을 때(먼지)가 적고 다만 문앞에 거미가 줄치는 것 보겠네 일찍이 오리 말 들으니 도를 배우면 귀신의 벌이 없다고 그에게 묻노니 백 년 동안에 걱정 근심에 어떻게 힘을 얻는가 나는 일부러 명아주국을 드노니 고기먹기 부러워하는 마음 없네